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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청송] 부동면 출신 주광정밀 윤재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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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721회 작성일 17-09-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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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장난감이 귀했던 청송 시골에서 태어나 유일하게 저를 즐겁게 해줬던 것이 재봉틀이었습니다. 분해했다가 조립하기를 수십 번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기계가 장난감이 됐고 지금까지 이 재미가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윤재호(51) 주광정밀㈜ 대표는 구미에 본사가 있지만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 경제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삼성전자 갤럭시엣지' 스마트폰의 곡면 유리가공 기술이 바로 윤 대표의 작품이다. 그는 금형부문에서 최고의 장인에 올라섰지만 아직도 "유리로 만드는 것이면 무엇이든 도전하고 싶다"며 연구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청송 부동초등학교와 부동중학교를 졸업한 윤 대표는 홀로 대구로 나와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시골에서 부쳐주는 돈으로 방세를 내고 통학을 하다 보니 늘 배고픔에 시달렸고 졸업할 때쯤 키 176㎝에 몸무게는 52㎏밖에 되지 않았다.

윤 대표는 "그 시절에는 배고픔이 가장 서글펐는데 고3 때 운 좋게 대우전자에 입사하게 됐다"며 "그곳에 가니 밥도 넉넉히 주고 월급까지 줘서 '이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는 7년 3개월 만에 그 좋은 직장을 돌연 퇴사했다. 그의 나이 26살에 2천만원이란 돈을 모아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2천만원으로 1t 화물차를 사고 나머지 돈으로 CNC밀링(공구가 회전하면서 가공을 하는 기계)을 1대 사 주광정밀을 창업했다. 그는 "창업 이후 흑연전극가공에만 몰두했다"며 "한 우물만 판다면 그 분야에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일주일에 5일은 사무실에 잘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흑연전극가공이란 금형을 가공함에 밀링가공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부분(섬세하고 예리한 부분)을 흑연전극을 이용해 가공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동(銅'구리) 전극을 주로 사용했는데 주광정밀의 흑연전극이 안정성과 기술력 등에서 뛰어나 현재는 이 분야 전체가 흑연전극으로 대체한 상태다.

한 우물만 판 윤 대표의 흑연전극가공은 동종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내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소형전극부터 자동차용 대형전극까지 그의 핵심기술력이 주춧돌이 된 것. 특히 휴대전화 분야는 그가 개발한 가공품에 따라 모델의 형태가 결정나기도 했다. 또한 일부 부품에 대한 수입대체효과까지 얻으면서 국내 기술력이 국제무대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일본시장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기술제휴 의뢰가 들어왔고 다양한 사업분야를 제안하기도 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20억원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제50회 무역의날 '백만불 탑'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시장에서는 끊임없이 윤 대표에게 러브콜을 하고 있다. 기반시설 등 모든 투자를 약속하며 기술력을 이전해달라는 것. 하지만 윤 대표는 단호히 거절하고 있다.

그는 "당장 내가 성과를 이루거나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우리의 기술력을 중국에 알려준다면 분명히 중국은 그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시장을 잠식하려 할 것"이라며 "기업인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며 탄탄한 기업을 일궈내고 흑연전극가공분야 최고의 기술자에게 부여되는 '대한민국 명장'까지 오른 윤 대표는 이웃과의 나눔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원을 기부하면서 경북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37번째 회원이 됐다. 매년 1억원의 기부 또한 약속한 셈이다. 그보다 앞선 2008년에는 구미지역 저소득 가정을 후원을 위해 구미시장학회에 1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모교인 경북기계공고에 5억원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몇 해 전 어머니까지 하늘로 보내면서 고향 청송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먹먹하다는 윤 대표. 그는 "아버지 쉰 살에 나를 낳으셔서 가족들이 나에 대한 사랑이 컸고 특히 어머니가 늘 신경 쓰시고 걱정하셨다"며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올해 한 번도 부모님 묘소를 찾지 못하는 불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미리 내려가 벌초도 하고 고향 지인들도 만나볼 계획"이라며 "고향을 위해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힘쓰고 노력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출처 : http://news.imaeil.com/NewestAll/2017092900342326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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